글 작성자: 근삼이

나에게 정말 많은 영감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던 케이비시스를 뒤로하고 이제는 새 직장이 될 당근마켓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현재 직장에서의 나를 되돌아 보았다.

2년전 내가 케이비시스에 입사하기 전에는 내가 지금처럼 데브옵스 엔지니어로써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때 당시에만 하더라도 나는 보안 커뮤니티와 해킹팀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을 만큼 보안이라는 종목에 미쳐있었다.

그랬던 내가 전형적인 SI업체인 케이비시스에 그것도 클라우드 서비스팀에서 데브옵스 엔지니어로의 이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친 결과였고, 지금 나는 그 우연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마침 그때의 나는 산업기능요원의 신분으로 병역특례를 이어나갈 회사를 찾고 있었고, 마침 참여했던 CTF에서 컨테이너를 알게 되어 공부를 했었고, 실수로 밀어 넣었던 보안에 대한 관심으로만 가득 차있던 나의 이력서를 받아본 한 이사님이 나의 이력에 흥미를 가지고 나를 불러주었고, 그냥 면접 연습을 하러 갔던 나를 면접 봤던 상무님은 하필 매력적인 사람이어서 그 짧은 시간에 나의 마음을 돌려 케이비시스에 입사하게 만들었다.

케이비시스에서의 나의 행보를 요약하자면 도전의 연속이었다. 모든 도전들이 성공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도전들이 하나하나 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었다는 것은 확신한다. 처음 나갔던 농협BMT 때에는 폐쇠망 환경의 난관에 넘어져서 3일중 2일을 날려먹고 실패의 고배를 마셨지만, 팀장님과 밤새워가며 CD를 굽고 교대해서 쪽잠을 자면서 에러를 디버깅 했던 경험은 마치 한창 해킹대회를 나갈때 동료들과 밤새워가며 문제를 풀었던 기억을 나게 했고,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진짜 프로젝트인 CJ MSA 프로젝트는 POC과정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참여하면서 정말 배운게 많은 프로젝트였다. 길고도 험하고 또 험했던 우리은행 AI 프로젝트에서는 나를 처음 회사에 불러 주었던 이사님과 함께 고속으로 침몰해 가던 프로젝트를 설계부터 뜯어고쳐가며 수많은 적들과 사투를 벌이며 호텔에서 살다시피 해서 결국 최종 검수 싸인을 받았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거다.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프로젝트인 하이닉스 머신러닝 경진대회 플랫폼 개발건은 내가 처음으로 리더의 권한을 가지고 참여했던 프로젝트였다. 팀원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고, 여러 부서가 함께 참여하고 연계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회의만큼이나 문서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수 많은 도전을 하고 넘어지면서도 겁먹지 않고 계속 도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너무나도 좋은 동료들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이사님과 대표님은 내가 아직 주니어 레벨에도 못미칠 때에도 항상 나를 믿어주시며 내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고, 상무님은 커뮤니티 활동을 좋아하던 나를 성장시켜 주기 위해 공감 세미나와 같은 근사한 자리에서 발표 기회도 만들어 주며 나에게 영감을 주셨고, 나와 입사 동기였던 팀장님은 나보다 한참 선배임에도 불구 하고 정말 친구처럼 함께 고민해 주고 모든 도전들을 나와 함께 넘으며, 둘로 시작했던 클라우드 서비스팀이 7명이 될때 까지 동고동락을 함께 한 진짜 동료였다.

이제는 당근마켓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난 2년간 내가 의젓한 주니어로 성장할 수 있게 함께 해주었던 케이비시스에서 만난 동료들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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